바퀴벌레

평소에도 "똥이 무서워서 피하나? 더러워서 피하지"라며 바퀴벌레 따위에 오히려 보다 더 괴기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퇴치를 요구하는 이들을 보고 적잖은 타박과 냉소를 슬쩍 날리곤 했었다. 잘못 스치기라도 하면 이름모를 전염에 옮아 죽을병에 걸리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가 수백, 수천배는 더 큼지막한 인간이라는 작자가 코딱지만한 벌레를 무서워 하는 이유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다.



하지만 방금 엄지손가락만한 바퀴벌레를 겨우 죽여내며 깨달은 사실은 ..




바퀴벌레는 무서워서 피한다.




이런 슈ㅣ벌, 똥 따위와 바퀴벌레를 비교하는 무식한 짓은 앞으로 하지 말자. 


크기가 어마어마해서 손바닥이나 파리채로 찰싹 내리찍기엔 파편이 걱정되고, 그렇다고 매번 죽이 듯 휴지뭉치로 바퀴를 짓뭉개기엔 정확도가 매우 떨어진다. 뭐 결국엔 후자의 방법으로 장기전까지 갔지만 눈 앞에서 큼지막한 녀석이 날렵하게 공간을 이동하는데 아주 식겁해가며 휴지뭉치를 난발하기에 바빴다. 결국 장기전 끝에 다리를 몇 개 잃고 파닥거리며 최후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걸 그냥 한 번 씨익 웃어주며 휴지뭉치로 '파직'소리를 내며 쥐어 잡았을 때의 그 달성감.


아 무서워. 이거 파편만 안튀면 그냥 주먹으로 내리 찍고 디테일하게 제왕절개까지 해주는건데 후우..

앞으론 똑똑한 내가 참는다.

by mighty | 2008/08/03 05:42 | blog | 트랙백 | 덧글(1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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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이혜성 at 2008/08/09 11:2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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